매출 10원 중 8원이 광고에서 나왔습니다.
휴대폰 액세서리를 쿠팡에서 파는 회사의 이사님이 가져온 고민은 이랬습니다. 광고비가 부담스러운데, 끄면 매출이 같이 무너질 것 같아 손을 못 대겠다. 온라인에서 물건 파는 분이라면 한 번쯤 해 본 고민일 겁니다.
'광고 못 끈다'는 감, 숫자로 확인했다
0.81 | 268% | 46만 행 |
|---|---|---|
광고의존도 (광고 뒤 매출 ÷ 실제 매출) | 7월 전체 ROAS | 7월 광고·검색어·판매 데이터 |
교육 전에 받은 7월 데이터는 파일 네 개였습니다. 광고 보고서 두 개, 검색어 보고서, 판매 데이터. 광고를 클릭한 뒤 일어난 매출을 실제 판매 매출로 나누니 0.81이 나왔습니다. 이사님의 감이 맞았던 거죠.

처음 세운 기준엔 신호가 없었다
이사님이 처음 정해 온 방법은 총 ROAS와 직접 ROAS의 차이를 보는 것이었습니다. 광고를 보고 다른 상품까지 사 간 비율이 크면 손님을 끌어오는 미끼상품이라는 논리였죠. 데이터 없이 짰던 첫 설계도 그 방향이었습니다.
실제 파일을 열어 보니 다른 상품으로 넘어간 매출이 전체의 1.7%뿐이었습니다. 상품 절반은 0이었고, 광고비를 제일 많이 쓰는 상품 10개는 전부 0.01~0.03 사이에 붙어 있었습니다. 이 숫자로는 어떤 상품도 가를 수 없었습니다.
질문을 '광고 줄여도 버티는가'로 바꿨다
그래서 기준을 바꿨습니다. 판매 데이터가 있으니 상품마다 광고의존도를 계산할 수 있었고, 이 값은 상품 사이에 고르게 퍼져 있었습니다. 여기에 '광고가 남는가'를 보는 ROAS를 하나 더 붙였습니다.
의존도 0.70 미만 (자연매출이 버팀) | 의존도 0.70 이상 (광고에 묶임) | |
|---|---|---|
ROAS ≥ 손익분기 | 효자상품 | 광고 종속 효자상품 |
ROAS < 손익분기 | 자연매출 여력 상품 | 광고비 절감 대상 |
가장 먼저 볼 칸은 왼쪽 아래입니다. 광고로 남는 건 없는데 광고 없이도 매출이 버티는 상품이라, 광고를 줄였을 때 잃을 게 제일 적습니다.
옵션 2,185개를 등록상품 689개로 묶은 것도 이 단계였습니다. 옵션 단위로 보면 같은 상품이 기종별로 열다섯 줄씩 나와서, 같은 조치를 열다섯 번 적게 되거든요.
손익분기 하나에 결론이 두 배로 갈렸다
이 분류에는 '광고가 남는다'의 기준선, 손익분기 ROAS가 필요합니다. 판매가에서 원가, 수수료, 물류비, 반품을 빼고 남는 비율로 계산하는 값인데, 도구가 대신 정해 줄 수 없는 유일한 숫자였습니다. 값을 바꿔 가며 돌려 보니 결과가 크게 흔들렸습니다.
손익분기 ROAS | 감액 검토 대상 광고비 |
|---|---|
250% | 34% |
280% | 73% |
300% | 83% |
250%와 280% 사이에서 대상이 두 배로 뜁니다. 7월 전체 ROAS 268%가 정확히 그 사이에 있으니까요. 그래서 실습에서 가장 긴 35분을 이 숫자 하나 정하는 데 배정했습니다. 취소 금액 8%를 반품 충당으로 꼭 넣으라는 당부와 함께.

상품보다 캠페인 설정이 먼저였다
데이터를 보다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. 주별 ROAS가 261, 258, 276, 274, 263%. 다섯 주 내내 거의 그대로였습니다. 캠페인 이름에는 '320% → 350%' 같은 숫자가 붙어 있었고요.
목표 ROAS 자동입찰이었습니다. 알고리즘이 정해 둔 목표에 맞춰 입찰가를 조절하니, 상품별 ROAS는 상품 실력보다 설정값을 따라갑니다. 상품 78개를 하나씩 따지기 전에 광고비 상위 캠페인 5개의 목표값을 손익분기와 맞춰 보는 게 먼저라는 결론이 여기서 나왔습니다.

끊을 검색어를 고르되, 자사 이름은 지킨다
검색어 보고서 34만 행에서는 끊어도 될 검색어를 골랐습니다. 클릭은 30번 넘게 받았는데 주문이 한 건도 없는 검색어가 16개. 그런데 그중 6개가 회사 자기 상품명이었습니다.
주문이 없어도 자사 상품명 검색어를 비우면 그 자리에 경쟁사 광고가 뜹니다. 그래서 이 6개는 제외 후보에서 자동으로 빼도록 만들었습니다.
키워드로는 손댈 수 없는 광고비도 따로 짚었습니다. 검색어 없이 자동으로 노출된 광고비가 전체의 16.9%, 클릭 30번이 안 되는 자잘한 검색어에 흩어진 게 검색 광고비의 41.5%. 이 둘은 캠페인 설정으로만 조절됩니다.
직원에게 넘기는 양식엔 빈칸을 남겼다
세 번째 요청은 직원에게 매주 지시할 수 있는 데이터였습니다. 매주 같은 양식의 상품역할 리포트를 만들되, 담당자 조치안과 근거 칸은 일부러 비웠습니다. 대신 판정마다 고를 수 있는 조치 선택지를 붙였습니다.
백지에 대응책을 써 오라고 하면 대개 "모니터링하겠습니다"가 돌아옵니다.
선택지가 있으면 고르게 되고, 고른 이유를 근거 칸에 쓰게 됩니다. 지난주와 판정이 달라진 상품만 맨 위로 올리는 칸도 넣었습니다. 매주 비슷해 보이는 표는 아무도 안 보니까요.

먼저 줄일 곳부터 순서대로
손익분기를 300%로 가정하고 7월 데이터를 돌린 결과입니다.
순서 | 대상 | 상품 수 | 조치 |
|---|---|---|---|
1 | 자연매출 여력 상품 | 29개 | 30% 감액 |
2 | 광고비 절감 대상 | 31개 | 30% 감액 |
3 | 절감 대상 중 다른 상품 매출까지 만든 상품 | 18개 | 30%씩 단계적으로 |

상품역할 분류표 화면입니다. 손익분기와 의존도 기준에 따라 판정이 자동으로 붙고, 상품명은 보안상 바꿔 표기했습니다.
1·2순위만 실행해도 광고비의 3.8%가 줄어듭니다. 큰 숫자는 아니지만, 매출을 가장 덜 건드릴 곳부터 시작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. 3순위는 광고비가 가장 크지만 다른 상품 매출까지 같이 빠질 수 있어 마지막에 손댑니다.
다음 단계는 자연매출 여력 상품 3개만 골라 2주 동안 광고비를 30% 줄여 보고, 계정 전체 매출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는 것입니다. 한 번에 여러 개를 줄이면 무엇 때문에 움직였는지 가릴 수 없으니, 하나씩.
끄지 못하던 광고, 이제 어디부터 줄일지는 압니다.



